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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기사/북한 정치, 사회

북한 "최순실 폭로 배후 미국" 주장...한미 갈등 조장


(2016-12-10) 북한 "최순실 폭로 배후 미국" 주장...한미 갈등 조장



북한이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폭로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한국과 미국의 대북 정책 공조를 흔들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선전매체 아리랑협회 메아리는 12월 9일 미국 재미동포의 주장이라며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폭로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메아리는 "얼마 전에 미국에서 살고있는 한 재미동포가 미국이 남한 정보원과 야합해 최순실 추문사건을 터친 배후 조종자라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메아리는 단순히 주장만 한 것이 아니라 주장에 대한 정황을 설명했습니다. 대북 정책을 놓고 한국과 미국 사이에 갈등이 있었고 결국 그로 인해 사이가 틀어졌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올해 5월초 미국 국가정보국 장관 클래퍼가 서울을 극비 방문해 한국 국가정보원 관계자들을 만난 후 한국 정치권에서 정권 말기에 박근혜와 그 측근들에 대한 폭로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이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 자주국방핵개발을 주장한 박정희의 딸이라는 점 때문에 탐탁치 않게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10월초 박 대통령이 외교부 차관보를 미국에 보내 '미국이 과연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것 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한국의 독자적인 핵 무장과 관련한 미국의 입장을 타진하면서 관계자 완전히 틀어졌다고 북한은 주장했습니다.


또 박근혜 정권의 대북정책이 통일대박한국 주도의 통일 그리고 탈북 권유 등으로 극단으로 변하면서 미국이 이를 부담스러워 했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이에 미국이 이번 사건에 관여했으며 여론도 조성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목적이 박근혜 대통령을 정치 무대에서 끌어내리고 새로운 보수정치 세력을 형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동안 북한은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와 관련해 박 대통령과 한국 정부, 관련자들을 비난하는데 초점을 맞춰 선전 활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국을 끌어들인 것입니다.


북한이 미국 배후설을 주장한 것은 한국과 미국의 대북 정책 공조를 흔들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또 미국이 한국 정세에 개입하는 것을 견제하고 차기 정권이 미국과 친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한국 정치권의 혼란을 더 가중시키려는 의도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북 정책 변화와 관련해 북한의 주장이 모두 거짓인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올해 5월 미국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한국 정부에 북미 협상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이에 따른 한국 정부의 반응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국을 배제한 북미 협상에 한국 정부가 반대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또 10월에 한국의 차관보가 미국을 방문한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다만 그가 진짜로 한국의 핵무장을 언급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한국 독자적인 핵무장은 여당 주요 인사들이 계속 주장하고 있는 사안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클래퍼 국장은 11월 중순 북한이 핵포기를 안할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그는 결국 사임의사를 밝혔다고 합니다.


어떠면 한국의 대북 강경 정책과 달리 미국이 북한과 독자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거나 협상을 하려고 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북한의 농간에 놀아날 필요는 없지만 북한과 미국의 관계 변화,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면밀히 살펴보고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강진규 기자 wingofwolf@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