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북한 기사/북한IT

북한 개발자들 온라인 커뮤니티 결성해 정보공유

 

 

(2013-08-20) 북한 개발자들 온라인 커뮤니티 결성해 정보공유

 

 

북한이 IT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며 개발자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개발자들의 실력과 활동, 교육 상황 등 모든 것이 베일에 쌓여있습니다.

 

본 기자는 지난 2012년 9월부터 최근까지 약 1년 동안의 추적을 통해 해외에 주재하는 조선콤퓨터중심(KCC) 등 북한 개발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 사실을 찾아냈습니다.

 

수십명의 개발자들은 2011년 7월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애플, 구글, 페이스북,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최근 소식을 공유했습니다. 이들은 나아가 커뮤니티로 협업을 진행하고 개발자 교육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혔졌습니다.

 

제가 지목하는 곳은 소프트폰스터(SoftMonster)라는 이름의 www.kimilyong.com 사이트입니다.

 

 

 

<사진1>

 

사진1을 보면 이 사이트는 인도 IT 업체가 개설한 사이트로 소개돼 있습니다.

 

<사진2>

 

그런데 내용을 보면 인도 IT 회사 블로그가 한글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사용되는 단어는 '이용'이 아니라 '리용', '사이버'가 아니라 '싸이버', '프로그램'이 아니라 '프로그람' 등 북한 단어들이 쓰이고 있습니다. 

 

 

 

<사진3>

 

사진3처럼 도메인 등록 정보를 보면 인도 주소로 나와있습니다. 얼핏 인도 개발자들이 만들어서 운영하는 사이트로 보입니다.

 

하지만 오랜시간 관찰 결과 사실은 인도에 파견된 KCC 북한 개발자 등이 주축이 돼서 만들어진 사이트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정체를 감추기 위해 사이트를 지속적으로 개편해 왔습니다.

 

 

 

 

<사진4>

 

사진4는 올해 2월의 소프트몬스터 사이트 모습입니다. 메인 사진은 광명성3호 2호기 발사장면이 나타나 있습니다.우측 하단에는 조선중앙통신, 로동신문 등의 사이트 링크가 걸려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6월 사이트를 개편해 북한을 나타내는 내용을 보이지 않도록 했습니다.

 

 

<사진5>

 

사진5는 지난 6월 소프트몬스터 모습입니다.

 

 

<사진6>

사진6은 7월 소프트몬스터 모습입니다. 그리고 최근 모습으로 8월 중순 바뀌었습니다.

 

단순히 올해 초 북한 관련 링크를 걸었다고 북한 커뮤니티로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내용을 보면 더 확실해 집니다.

 

 

<사진7>

 

소프트몬스터 내용 중 지난 4월 "KCC Business Portfolio 2013(자기를 알자)"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내용은 "발은 자기땅에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는 명언이 지금 우리에게 딱 들어맞는 금언이다. 우리는 지금 눈은 세계를 볼수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그러나 자칫하면 발까지도 남의땅에 담굴수있다. 발을 자기땅에 붙이자면 무엇보다 자기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 자기를 아는데 아마 여기에 올린 소개서가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길 바란다. 소개서 파일: KCC Business Portfolio 2013"이라는 것입니다.

 

'발은 자기땅에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는 것은 첨단 과학관련 김정일의 교시 내용입니다.

 

 

 <사진8> 김정일 교시를 담은 선전화

그리고 첨부된 파일은 북한 조선콤퓨터중심 포트폴리오입니다.

 

 

<사진9> 조선콤퓨터중심 업무소개

 

소프트몬스터에 첨부된 파일 KCC-Business-Portfolio-2013.pdf

 

KCC 업무소개는 북한 내부 문건입니다. 자신들을 KCC로 지칭하고 자료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이들은 KCC에서 외화벌이를 위해 해외에 파견한 개발자들로 추정됩니다. 

 

이밖에도 이들이 북한 개발자라는 다양한 증거가 있지만 추후에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 12월 확인했을 당시 커뮤니티 가입자가 36명이었습니다. 지금은 더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들의 목적은 정보공유와 협업으로 파악됩니다.

 

 

 

<사진10>

 

지난 2011년 7월 게재된 사진10 내용을 보면 "지금부터 우리는 우리들의 지식과 경험, 그리고 자기의 희망과 견해를 소중히하고 서로 공유하며 스스로 우리라는 나무를 가꾸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제 씨앗을 심고 가꾸어나가는 우리의 나무가 언젠가는 무성한 숲을 이루고 그 그늘아래서 새로운 세대가 다시 륭성하는 모습을 그려보십시오."라는 문구가 나옵니다.

 

<사진11>

 

2011년 10월 올라온 사진11 내용을 보면 '이싸이트는 어떤 싸이트인가? 전 세계에 나가 있는 우리나라 개발자들이 혼자서 개발하기 힘든 프로젝트를 다른지역에 있는 개발자들과 협조해서 풀어나가는 싸이트이다. 목적은 1 자금 확보를 위해서이다, 2 프로젝트 경험을 늘이기 위해서이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위에 내용을 보는 바와 같이 이 사이트는 각종 IT 정보를 공유하고 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폐쇄적인 국가이기 때문에 소통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습니다. 또 외부 정보를 함부로 볼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례적으로 커뮤니티가 결성된 것입니다. IT 개발의 특성상 정보공유와 협업이 중요하기 때문에 불가피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인들이 중심이 돼 외부 정보를 공유하는 이런 움직임이 앞으로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주목됩니다.

 

 

 

강진규 기자 wingofwolf@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