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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사/보안

(2011-05-03) 사이버공격 북한 소행이라면서 북한 IT 연구는 중단?


(2011-05-03) 사이버공격 북한 소행이라면서 북한 IT 연구는 중단?


지난 2009년 7.7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과 올해 3.4 DDoS 공격이 이어 농협 전산망 마비 사건까지 북한의 소행이라고 정부가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정황 증거를 내놓고 있지만 확실한 증거를 보여주지 못해서 불신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취재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놀란 것은 지금까지 이명박 정부에서 줄기차게 북한이 사이버공격을 한다고 주장을 하면서도 그에 대한 연구는 중단했다는 것입니다. 

지난 2003년부터 매년 3월 정부는 북한과학기술연구라는 수백페이지의 연구 자료를 발행해 왔습니다. 이 자료는 대표적인 북한정보과학 연구 자료로 IT와 과학 전문가들이 북한의 현재 IT와 과학기술은 물론 이와 관련된 북한 경제, 군사, 사회 현황 등을 분석한 것입니다. 이 자료는 경제 협력은 물론 학술연구, 북한 정치 사회 분석, 북한의 IT 역량까지도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북한과학기술연구 자료 발행에 대한 예산 지원이 전면 중단돼 올해 자료 발행이 안됐으며 앞으로의 발행도 불투명합니다.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까요?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3월 천안함 사건 이후 남북 교류협력 사업들이 모두 중단되는 과정에서 북한과학기술연구에 대한 지원도 중지됐다"며 지난해부터 남북 관계가 긴장됐기 때문에 연구가 중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정부에서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사건 이후 북한의 사이버공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을 하고 공무원들에게 주의를 시켰다는 것입니다. 

즉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승리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정부는 북한 사이버공격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연구를 중단 시키는 모순된 행동을 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3번의 사건에서 정부는 명확한 증거를 찾기가 어렵다며 정황 증거 등을 이야기했는데 북한 IT에 대한 연구들이 더 이뤄졌다면 북한이 혐의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제3 조직이나 개인의 행동인지 조금이라도 더 알 수 있지 않았을까요? 

진짜 문제는 앞으로라도 정부에서 북한 IT에 대한 연구를 진행이 불투명하다는 것입니다. 한 관계자는 "청와대 차원의 지침이 없이는 남북교류협력 관련 사업을 진행할 수 없고 북한과학기술연구도 교류협력의 일환이므로 진행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정부의 행동이 이처럼 모순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다른 주장도 있습니다. 정부가 북한 IT 연구를 중단한 것은 남북교류협력 중단 때문이 아니라 예산이 다른 부문에 전용됐기 때문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만약 이런 의혹이 사실이라면 정부는 말로만 안보를 외치고 행동은 무방비였던 것이기 때문에 더 큰 문제일 것입니다.



디지털타임스 강진규 기자 kj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