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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기사/북한IT

이집트 혁명과 북한 찬양, 두 얼굴의 오라스콤 회장

 

(2012-11-25) 이집트 혁명과 북한 찬양, 두 얼굴의 오라스콤 회장

Naguib Sawiris the Chairman of Orascom Telecom has two face.

 

 

최근 북한 내 이동통신 서비스 사용자가 150만명을 돌파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8년 이집트 통신기업 오라스콤과 손잡고 고려링크를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고려링크를 통해 북한 내 휴대폰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북한과 오라스콤의 협력은 나기브 사위리스 오라스콤텔레콤 회장이 직접 챙기며 의사결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은 민주화 운동 기여와 독재자 찬양이라는 두 가지 얼굴을 가진 인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나기브 회장은 오라스콤 그룹 창립자의 장남으로 회사를 물려받았습니다. 오라스콤텔레콤은 중동 최대 이동통신 서비스 기업으로 1억명 이상이 가입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나기브 회장은 콥트 기독교 신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진1> 나기브 회장 개인 홈페이지 모습

 

 

나기브 회장은 Al Masreyeen Al Ahrrar political party라는 정당을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이 정당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정당은 이집트 국민들의 권리와 평등, 자유, 인권을 보장하는 민주국가를 건설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해 이집트를 발전 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합니다. 나기브 회장이 설립한 정당이니 이 정당의 목적은 나기브 회장의 뜻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사진2> 정당 홈페이지 모습 

 

 

지난 2011년 1월부터 2월까지 이집트에서는 1981년부터 집권하고 있던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독재, 철권통치에 반발하는 혁명이 발발했습니다. 나기브 회장은 혁명 과정에서 체포된 와엘 고님 구글 이사의 석방에 기여했으며 이집트 정부에 과도정부 수립을 촉구하며 시위대의 목소리에 동조해 정부에 쓴소리를 했습니다. 또 그는 해외 기업들의 이집트 투자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집트에서는 나기브 회장이 지난해 이집트 혁명에 기여한 스타로 떠올랐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나기브 회장은 북한 독재 정권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독재자들도 찬양하고 있습니다.

 

이집트 혁명이 한창이던 지난 2011년 1월 나기브 회장은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1월 23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했습니다. 나기브 회장은 준비해간 선물을 김정일에게 바쳤고 김정일은 그를 위해 만찬을 열었다고 합니다.

 

 

<사진3> 북한 김정일(오른쪽)과 면담하는 나기브 오라스콤텔레콤 회장(왼쪽)의 모습

 

 

북한에서 기업 활동을 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행동이라고 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행보는 일상적인 행동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김정일 사망한 후인 지난 2011년 12월 24일 조선중앙통신은 나기브 회장이 12월 21일 북한대사관을 방문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나기브 회장은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령도자를 만나뵙던 때를 영원히 잊을 수 없다"며 "그이는 참으로 훌륭한분이시였다"고 격찬하고 김정일에게 다진 약속을 반드시 실현해나갈 결의를 피력했다고 합니다.

 

또 2012년 1월 6일 로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나기브 회장은 김정일에 대해 "저는 제가 직접 만나뵈온 위대하고 자애로우신분, 제가 가장 훌륭한 벗으로, 형님으로 모신분이신 위대한 령도자의 서거에 접하여 비통한 마음으로 가장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그이에 대한 추억은 우리의 심장속에 남아있을것입니다."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나기브 회장은 올해 2월 북한을 다시 방문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면담했습니다. 올해 2월 방북 일정에서도 나기브 회장은 친북, 독재자 찬양 행적을 이어갔습니다.

 

 

<사진4>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오른쪽)을 면담하는 나기브 회장 모습

 

 

지난 2월 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나기브 회장은 김일성, 김정일 영상을 그린 모자이크벽화에 꽃바구니를 바치고 묵념했다고 합니다.

 

 

<사진5> 나기브 회장이 김일성, 김정일 벽화에 바친 꽃바구니 모습 

 

 

또 2월 3일 조선중앙통신과 인터뷰에서 나기브 회장은 "김정일 장군님은 인민의 위대한 어버이이시였다. 나는 그이의 접견을 받은 영광의 날을 영원히 잊을수 없다. 위대한 장군님의 접견을 받으면서 그이의 인간미에 완전히 매혹되였다. 그이는 숭고한 덕망을 지니신 위인중의 위인이시였다."며 김정일을 찬양했다고 합니다.

 

또 그는 "오늘 조선인민은 최고령도자 김정은 각하의 현명한 령도밑에 사회주의건설을 힘있게 다그치고있다. 조선인민이 이룩하고있는 성과들에 대하여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한다. 조선인민이 더욱 큰 전진을 이룩하기 바란다."며 자신의 아들 뻘인 김정은도 찬양했다고 합니다.

 

지난 10월에도 나기브 회장은 방북했습니다.

10월 4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나기브 회장은 김일성, 김정일 동상에 헌화하고 인사를 했다고 합니다. 방북기간 중 나기브 회장은 김정은을 위해 준비해간 선물도 바쳤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유럽, 아시아, 중국 기업들이습니다. 그들 기업들은 북한의 정치, 사회, 문화적인 상황을 고려해주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드러내놓고 김정일, 김정은을 직접적으로 찬양하고 찬양하는 행동을 하는 경우는 드문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오라스콤텔레콤 회장은 북한의 투자하는 기업들의 일반적인 행동을 넘어선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일은 김일성 사후 1994년부터 2011년까지 17년 간 장기집권한 독재자입니다. 김정일은 세계 최악의 독재자로 손꼽히는 인물이었습니다.  김정은은 김정일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권력을 세습받은 인물입니다.

 

그런데 나기브 회장은 사업을 위한다는 명목(북한 내 이동통신 독점권 획득)으로 북한 지도자들을 찬양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집트에서는 민주화를 촉구하고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정당까지 설립한 나기브 회장이 북한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행동과 말을 하고 있습니다. 나기브 회장에게 이집트 국민들의 인권, 자유와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자유는 다른 가치인 듯합니다.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민주화는 북한에서 오라스콤이 벌어들이는 돈보다 가치가 낮은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나기브 회장이 북한 민주화를 위해 비밀리에 북한에 이동통신 서비스를 확산시키고자 하는 목적이 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상상일뿐 나기브 회장이 북한을 찬양하고 북한에서 수억달러의 돈을 가져가는 것이 현실입니다.

 

향후 북한이 민주화되거나 민주주의 체제로 통일이 이뤄진다면 오라스콤이 계속 북한 지역에서 사업을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듭니다.

 

 

디지털타임스 강진규  kj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