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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기사/북한 일반

북한이 바라보는 IS(이슬람국가)

 

(2014-09-24) 북한이 바라보는 IS(이슬람국가)

 

 

이라크와 시라아 일부 지역을 점령한 이슬람국가(IS)가 국제 사회에 이슈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동맹국들과 함께 IS 거점에 대한 폭격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IS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북한은 IS가 수면위로 부상한 초반 반군무장단체 정도로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대결양상을 보이면서 IS를 존중하고 우호적인 모습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 로동신문은 지난 6월 30일 국제 정세를 소개하며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교국가'라는 명칭을 단 급진적인 수니파 이슬람교 무장단체가 이라크의 북부지역을 장악하고 남쪽으로 전과를 확대했다고 짧게 소개했다고 합니다.

 

7월 6일 로동신문은 이라크 주요 원유 매장지를 비롯한 여러 지역을 장악한 수니파세력이 자기 식의 통치체계를 세우고 수니파중심의 이슬람교국가수립을 공식선포했다고 다시 소개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북한은 IS에 대해 큰 관심을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8월 20일 로동신문은 이라크의 북부지역을 이슬람교국가로 자처하는 무장집단이 차지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날 보도에서 북한은 IS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북한은 이들이 알 카에다와 연계돼 있으며 이들의 군사적공세로 이라크정권의 운명이 위태로워 지고 중동 상황이 예측불허라고 해석했습니다.

 

북한은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IS가 차지한 지역들에 대한 공습에 나섰다고 소개했습니다. 북한은 IS가 득세한 배경에 미국이 주도한 이라크 전쟁이 있다며 오바마 정권이 IS를 소탕하지 못하면 이라크 전쟁으로 만든 결과가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9월 8일 다시 로동신문은 "자칭 이슬람교국가로 자처하는 수니파반란군이 이라크 전역은 물론 그와 인접한 나라들에까지 거점을 확대하고 군사행동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IS가 미국 본토를 공격하는 경우 9.11 테러공격과 맞먹는 규모의 공격으로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북한은 IS를 반란군, 무장세력으로 폄하했습니다.

 

그런데 9월 13일 로동신문 보도부터는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로동신문은 지금 이라크의 북부와 주변지역이 IS의 활동 무대로 전변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북한은 IS가 넓은 지역을 종횡무진하면서 군사적공세를 강화하는 한편 미국에 위협적인 신호들을 계속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인 기자를 참수한 것과 관련해서 북한은 IS의 행위가 중동의 넓은 지역에 수니파국가를 세우려는 군사적활동을 가로막고 있는 미국에 대한 일종의 경고라고 해석했습니다. 북한은 IS가 오바마 정권을 진퇴양난에 빠지게 하고 있다며 IS의 공세는 미국의 대이라크 정책 실패를 보여준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에 대한 반감으로 IS에 대해 객관적 또는 우호적인 뉘앙스를 주고 있습니다.

 

9월 18일에도 북한 로동신문은 IS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다고 합니다. 북한은 미국이 IS를 공습한다는 간판을 내걸고 시리아를 공습하려는데는 음흉한 속심이 깔려 있다고 비난했다고 합니다. 북한은 미국이 기다렸다는 듯이 tl리아 공습을 기도하는 것은 결코 우연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IS 시리아 지역 공습에 국제사회가 경계심을 표시하고 있다며 주권 국가들을 함부로 우롱하지 말라고 비난했습니다. 북한이 미국을 비난하면서 간접적으로 IS를 옹호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은 IS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반란군, 무장세력으로 판단했는데 미국과 대결양상을 보이자 미국을 비난하며 IS를 간접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북한이 적의 적은 친구라는 논리로 접근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서방은 물론 중동 국가들까지 IS의 만행을 비난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보입니다. 단지 미국이 싫어서 딴지를 거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듯 합니다.

 

강진규 기자 wingofwolf@gmail.com